재회 상담 후기
한서진 상담자님, 서예나 상담자님 후기입니다.
sopsop112
2023. 02. 17
아트라상에서 세번째 상담이었습니다. 마지막 두 번은 같은 상대로 상담 받았습니다.
첫 번째 상담은 한서진 상담자님에게 받았고, 두 번째 상담은 서예나 상담자님에게 받았습니다.
첫번째는 초고프 저신 진단을 받았어요. 한서진 상담자님은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좋은 인상은 아니었답니다.(죄송) 안그래도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시간 약속이 때때로 지체되는 게 견디기 힘들었고, 제 생각으로는 라포가 형성되기 전에 깊은 부분을 건드려서 속으로 방어기제가 많이 올라왔어요. '날 얼마나 안다고 이런 말들을 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또 그게 아예 틀린말은 아니라 더 화가 나더라구요. 아니었으면 그냥 무시했을텐데요. 전 칭찬에 약한 타입인데 채찍만 자꾸 오니까 내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근데 또 계속 알고 싶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선 좋은 말들만 해주거든요. 저의 잘못을 또 논리적으로 짚어주셔서 '내 잘못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고 내프가 많이 무너졌어요.
그리고 지침을 받았습니다. (사실 좀 의심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상담사님은 꼭 마지막 연락으로부터 한 달의 공백을 둬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상담이 끝나고 마음이 힘들어진 저는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상담 다음날에 지침을 보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지침은 누가 봐도 잘 먹혀 들어가서 상대방은 구구절절한 말들을 하며 친구로 지내자고 했습니다. 저는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친구로는 지내지 않겠다고 했죠. 상대방도 받아들였습니다.
그,, 나중에 돌아보면 인터스텔라의 장면처럼 stay!!를 외치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땐 최악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냥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만 잘 뒀으면 알아서 해결되었을 일들이요. 그 공백을 못견뎌서 도대체 몇 수를 돌아가야 하는지요. 그런 순간이 제게도 종종 있었습니다.
지침을 보내고 연락이 끊긴지 이틀만에 저는 상대방에게 만나자고, 만나러 가겠다고 말해버렸습니다. 상대가 동의했고, 그렇게 두시간 반을 달려 상대를 보러 갔습니다. 사실 만남 상황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얼굴 보면 분명 흔들릴거고, 재회를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만났을 때, 상대방의 흔들리는 반응을 눈으로 확인했고, 그 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백개의 카톡보다 한 번의 만남이 낫더라구요.
분위기 좋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순서를 반대로 밟은 거죠. 제대로 된 재회를 하기 전에 상대방과 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건 정말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사실 만나러 가기 전부터 그럴 생각이기도 했고, 지금도 엄청 후회하진 않습니다. 아직 정신 못차렸죠. 아무튼 상대는 본능을 해소하고 나니 덮어두었던 신뢰감 문제가 더 크게 올라온 모양인지, 몇시간 뒤에 감정적인 재회였다고 말하더라구요. 턱 끝까지 '그럼 때려쳐라. 그만하자' 하는 말이 올라왔지만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좋은 말로 '설득'했습니다. 결국 매달린거죠. 나중에 알게됐지만 그냥 예쁘게 꺼지라고 말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얼굴 안보니 또 아무 감정 안드는 것 같다. 그만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는 카톡이 왔고, 마음이 무너졌지만 읽고 아무 반응 안 한 상태에서 2차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일정 조정 해주신 관리자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서예나 상담자님과 2차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예나 상담자님은 처음에 '확률이 낮다, 상담을 진행해도 재회가 어려울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말로만 듣던 환불권유 상황을 실제로 마주하니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그래도 이 과정에서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을 진행했구요. 그 이후에 예쁜 목소리와 말들로 혼났습니다. 이상하게 반감이 들진 않더라구요. 그런 말하기 방식은 정말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자님은 저의 대처로 초고프저신에서 저프저신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번도 저프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 못해봤는데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논리적인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서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개념을요. 신뢰감은 정서적 안정성이구나. 굳이 잘해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재회를 추천하지 않는다. 친언니라면 절연할 각오로 말릴거다. 하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재회고 뭐고 상황을 제가 좀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주도권이 완전 그 쪽으로 넘어간 상태로 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걸 용납하는 게 참 힘들었고요. 사랑의 끝자락인지, 복수의 시작인지 모르겠는 알쏭달쏭한 마음들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지침을 어기지 않는다' 쪽으로요.
지침은 이번에도 좋았습니다. 프레임을 어느정도 높이면서 그렇다고 신뢰감을 낮추지도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심어줘야 했고, 또 미해결과제까지 녹여야 했거든요. 이 모든 걸 적절히 조화롭게 섞어 지침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침을 보내고 일주일 째 공백기를 잘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만큼 힘들지 않고, 지침을 어겨야 겠다는 생각도 안듭니다. 와중 감사를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번 이별상담으로 몇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첫 째, 진정성은 시간이 만듭니다. 저는 빨리 재회하는 것에 안달이 나있는 상태였습니다. 상대방이 받았을 상처의 깊이를 오판했고,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내가 했던 신뢰감을 높이는 말들에 힘을 더해주는 것은 바로 공백입니다. 그게 없다면 속이 빈 공허한 말들일 뿐이고, 또 그것에 상대가 넘어가 재회를 했다고 하더라도 끝이 좋지 않습니다. 천천히 재회하는 것이 안정성이 훨씬 높습니다.
둘 째, 태산처럼 담대해야 합니다. 전 상대방 카톡을 수시로 확인하고 부계정을 만들어 인스타를 염탐하는 강박적인 행동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습니다. 마음의 그릇이 세숫대야만해서 작은 조약돌에도 물이 넘쳐 흘렀습니다. 명상과 상담을 통해 마음의 그릇을 넓히는 작업들을 했습니다. 이제 조그만한 연못 정도는 되어 타격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호수, 강, 바다만큼 넓어지면 상대의 어떤 행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잔잔함을 유지할 수 있겠지요. 물론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조약돌 자체를 안맞는 겁니다. 그냥 안보면 맘편하고 또 어느정도 잊히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진부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개쓰레기,벌레라고 해도 재회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재회를 하든, 하지 않든 배우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친 나와, 그냥 이별을 겪은 상대방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되어 이 죽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도 흑역사라며 웃어 넘기고 재회는 가당치도 않은 순간이 분명 올 것을 믿습니다. 전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면서 잘 살거고, 그쪽은 잘 살든 말든 알바 아니게 되겠지요. 제발요.
끝으로 상담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시 읽어보니 한서진 상담사님에 대해 안 좋은 부분을 말한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그릇이 작아서 당시에 못 받아들였던 말들일 뿐입니다. 팩폭을 일삼지만 들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직관과 통찰력이 뛰어나셔서 두고두고 생각해볼만한 말들을 많이 해주십니다. 근데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어떻게 ENFP시죠? 이마에 T를 붙이고 태어난 줄 알았는데요. 서예나 상담자님은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선한 분입니다. 그 의도가 잘 전달되어 찌르는 말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센 말들을 예쁘게 포장해서 하시니 듣기 좋습니다. 아프지 않은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아무튼 제 원픽은 손수현 상담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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