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마지막일지 아닐지 모르는 후기(thanks to 하서영쌤, 손수현쌤)
수앤수
2020. 08. 18
어느정도 결론이 내려질때쯤 후기를 쓰겠다라는 결심을 했는데 같은 상대로 2차상담을 진행하면서 sns를 하지 않는 상대, 사귀기 전부터 지금까지 늘상 카톡프사 한번 바꾸지 않는(없는 상태) 상대이기 때문에 후기를 쓸 일이 없었네요
그러다 오늘 우연히 일정이 비어 서점을 들렀다가 맘에 와닿는 구절이 있어 사진을 찍어왔는데 오늘 저녁에 있을 일을 예견해서 제가 찍어왔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의 저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지금 여기 같은 마음의 아픔을 지닌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않을까하여 공유하고자 컴퓨터를 켰는데, 이왕 이렇게 된김에 여태껏 제가 느낀 것들을 남겨보려 합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먼저 공유하고 싶은 구절부터 올립니다.
---------------------------------------
대개 자신이 한 특정한 행동 때문에 상대가 결별을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그 특정한 행동을 바꿀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럼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을 텐데. 이와 같은 생각에 몰두한다.
(...중략...)
관계가 이어졋다가 끊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명확한 건 오직 시작과 끝뿐이다. 나머지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다. 거기서 선명한 원인 한 가지를 찾아내겟다고 애쓰는 건 이미 먹고 있던 국수 그릇에서 처음 삼킨 면과 마지막에 삼킬 면의 시작과 끝을 찾아 이어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중략...)
벌어질 일은 반드시 벌어진다. 충분한 원인과 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에 결국 벌어질수 밖에 없었던 일이라는 이야기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찾을 수 없는 원인을 찾아가며 무엇인가를 탓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에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하자. 그러면 다음에 불행과 마주했을 때 조금은 더 수월하게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중
--------------------------------
저는 중프고신 / 연상연하/ 상황적 신뢰감이유 및 결혼에 대한 압박으로 10개월 남짓한 연애를 끝으로 헤어졌어요.
확률은 70%, 하지만 결혼은 남자의 성격에 따라 지켜봐야한다라는 얘기를 들었었네요.
첫번째 상담은 하서영 쌤, 두번째는 손수현 상담사님과 진행했는데.
남자는 자존감이 높은 스타일은 아니고, 연애 자신감도 낮고(사실 이부분은 제가 남자의 불확실한 과거사를 잘못 추정하고 말씀드려서 상담사님이 그렇게 보신걸수도 있을것 같단 생각이..), 또 남자이지만 굉장히 신뢰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자존감이 높지않으니 인정욕구가 높고 당연히 내프도 낮은편이구요. 오히려 제가 눈을 낮춰 만난 경우라고 봐주셨네요. 남자가 자신의 스트레스(특이 업무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적 신뢰감(부모님반대) 도 있었고 앞으로 자신의 객관적 가치상승을 기대하면서 아주 괘씸한 말을 하면서 갑자기 어느정도는 충동적으로 이별 통보를 했다 보여지는 케이스입니다.
저는 여태 저에게 헌신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지만, 이번 남자친구는 역대급으로 표현을 많이 해주고 눈에서 거의 하트레이저가 쏟아 나올 정도로, 제대로 사랑해줄 줄 아는 사랑둥이였습니다.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저를 바꿀 정도로요. 사실 저는 주로 남자친구의 힘듦을 다 들어주고 토닥토닥해주던 관계여서, 헤어지기 직전에는 저 역시 여러가지 개인적인 힘든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도 그 역할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지친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 와중에 선을 넘는 말과 행동을 한 남자가 괘씸해 일주일간 방치해두었다 다시 좋은 마음을 먹고 만났는데 예상치 못한 순간에 헤어지자고 하는 소리를 들어서 프레임의 효과를 크게 느끼게 됩니다. 헤어지고 며칠 남자를 설득하려 하며 매달렸습니다. (그래도 하서영쌤이 많이 매달린건 아니었다고 할 정도긴 했어요) 그리고 남자가 알겠다 다시 생각해보고 만나서 얘기하자 라는 말을 듣고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적당히 내프는 안정된 상태로 아트라상을 발견했고 만나는 건 식은죽 먹기지만 결혼을 하지 않음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한번을 가도 제대로 가고 싶단 마음으로 상담을 신청하게 됩니다.
아트라상 칼럼을 읽으면서 제 예전 연애를 대입해봤을 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전 초고프중신 정도로 연애를 많이 해왔고, 어린 날엔 초고프로의 단기연애서 제가 헤어짐을 통보하고 남자쪽에서 매달리다 제가 조금 마음이 움직일때쯤 남자가 저를 확 잘라버리는 제스처에 내가 왜이러는지도 모르는채 엄청난 거품 프레임에 허우적거려본적도 있는 사람이라 이게 다 프레임의 효과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쉽게 믿는 성격은 아님에도 상담신청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1차 지침은 제 기준에서는 너무 순하단 느낌이 들었어요. 좀더 강하게 찍어누를 줄 알았는데... 이런걸 보면 저도 완전 저프성향은 아닌가보다 싶고, 예전에 만났던 다른 전 남친이 “너는 정말로 착한데 안착해.” 라는 개똥같은 말을 한것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고 했네요.. ㅎㅎ
그래서 1차 지침을 보내기 전 카톡에 하트를 올리고 d-28 뭐 이런걸 해놓기도 하다 1차 지침을 보내니 상대방으로부터는 짧은 덕담과 함께 확신하는 답장이 왔고. 마음이 조금 힘들었지만 열심히 소개팅하고 운동하고 취미생활 하면서 저에게 투자를 많이 하는 시기를 가졌던 것 같아요.
공부를 좀 하느라 일을 조금 늦게 시작한 편이라 항상 결혼할 자금을 모아야겟다고 한푼도 헛되게 쓰지 않으려던 성격이었는데 처음으로 피부관리에도 돈을 쓰고 취미 생활도 시작하고 살도 거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도 될 정도까지 뺐죠.
그래도 그렇게 슬픔의 감정은 조금씩 강도가 줄어들고 빈도는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가슴 속 깊숙하게 아린 느낌은 있었죠. 하루에 6km씩 음악을 들으면서 한강변을 걸었어요. 정말 속이 개운해지고, 머릿속도 정리되고 좋아지더라구요. 추천합니다. 가끔 신나는 노래들으면 헤어진 사람 같지 않게 거의 내적 댄스 추면서 걸었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해도 제가 미친 여자 같았어요.
제가 중간에 잠깐 1차지침 보내기 전에 지침이 너무 순하다고 찡찡하는 에프터 메일을 보내서 (저는 제가 에프터 메일을 그렇게 허망하게 쓸지 몰랐습니다.) 마지막 에프터메일은 급박할때 쓰려고 아낀채 손수현상담사님께 2차 상담을 신청하게 됩니다.
사실 1차 지침을 보내고 나서 저는 드라마틱하게 남자가 폭발적인 반응이 올줄 알았어요 하지만 공백기동안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2차 지침도 프레임을 높이면서 더 얘를 찍어누르는 걸 내심 원했던것 같아요. 평온해도 너~무 평온하여서 허무했거든요.
사실 1차 상담때도 전 하서영쌤에게서 칭찬을 많이 받은 편이었어요. 힘들텐데 담담하게 잘 버티고 있는것 같다. 현명하고 판단능력이 좋다. 상황을 굉장히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연애를 못하는 것 같진 않다. 여태껏 운도 좋았지만 대처도 굉장히 잘해왔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하고 넘어갔었는데, 사실 1차 지침 보내기 전후로 제 예측과는 빗나가면서 (상담전 남자의 마지막 연락때문인지 1차 지침전에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당장 만나고할 경우를 많이 생각했던것 같아요.) 내프가 잠시 요동치기도 했어요.
그리고 1차 상담이 끝나고 나서 여러 후기들을 보니 뭔가 그래도 저도 이별이 온것이고 제가 무언갈 잘못한게 있지 않을까, 다음 연애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받은 2차 상담은 처음보다도 내프가 좀더 올라왔을때였었고 유의미한 무언가가 있진 않더라도 내가 1차때 인생 첫 아트라상 상담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물어보지 못한 앞으로 나의 연애에 있어서 내가 좀 고쳐야할 점이 있다면, 내가 이번 연애를 다시 돌아본다면 어떻게 하는게 가장 현명했을까 하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런 궁금증은 완벽하게 다 해소할 수 없어서 마음이 조금은 휑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손쌤이 내려주신 처방은 너무나도 간단하지만 명확했고, 남자가 뼈저리게 후회하고 돌아와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2차지침을 주시긴 했지만 최대한 안쓰는게 좋을 것 같다하셨고 저도 2차 지침을 봤을때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서 나도 손쌤 말씀대로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상담을 끝나고 나니 갑자기 내프가 요동을 치고 사실 궁금한 것들이 더 생겼는데 끝나자마자 손쌤께 에프터를 쓰기도 민망하기도 했고, 또 하서영 쌤께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마지막 에프터를 썼고, 그래도 손쌤이 보내더라도 최소한 원래의 공백기보단 1달은 더 있어라고 하셨는데 그 최소기간까지는 충족을 하고 2차지침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자존심 상한다고 느껴졌던 2차 지침이 더이상 자존심 상하지 않고 이해가 되는 순간이 왔었죠.)
그 사이 저는 중간중간 고백도 많이 받았고(직진하는 귀여운 5살 연하도 있었죠) 저에게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대쉬하는 사람도 몇몇 있었고, 소개팅은 수도 없이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대부분 전문직 분들이었는데 소개팅 에프터 확률은 200%, 남자에게 엄청나게 인기가 많을 스타일이다, 귀여운거 좋아하는 남자들이 정말 앞뒤 안보고 꽂힐 스타일인데 그렇게 사는게 행복하냐 아님 힘드냐? 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저는 객관적으로 엄청난 미녀는 아닙니다.) 다시 예전의 고프의 제모습을 되찾아 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전 여자치고 조금 프레임에 민감한 사람이고 (또 여자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신뢰도도 많이 봅니다) 남자를 볼 때 일반적인 여자들과는 달리 처음에 꽂히지 않음 절대 만나지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내가 꽂히는 사람이 안생기면 어쩌지? 라는 고민을 늘 하고 다니는 사람이라 연애자신감은 높은 편이었는데 이별로 인해서 잠시 떨어졌던 것이 다시 원상 복구된 느낌이 들면서 많이 안정되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살 빼는거 정말 중요합니다. 원래도 운동좋아하고 근육형에 마른 체형에 가깝긴했지만 생활패턴 좋지 않은 남자친구와 연애기간동안 함께하면서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었는데 그거 다 빼고 심지어 원래보다 더 많이, 복근이 빼꼼 보일 때까지 살을 빼니 자신감이 뿜뿜이더라구요. 옷 입는 재미도 생기고. 원래 주변에 남자 사람친구들이 좀 많은 편인데 다들 너 원래 이랬냐 할정도로 지인들에게까지도 고프레임으로 행동하고 있는 절 발견했습니다.(이별 후유증으로 약간의 자존심발동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카톡 프사 관리를 제대로 했나보다라는 생각이 든게, 전남자친구는 카톡 프사도 안하는 사람이라 반응을 알수 없었지만 전남친 직전에 제가 아주 잠깐 사귄 거품프레임을 느꼈던 전전남친에게도 연락이 왔고, 저는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그의 데이트에 응하기도 했어요. 사귈때도 제가 안좋아해서 쫓아다니는 사람을 자르기도 했고 현재 프레임이 거의 초기화 된 상대의 자존심 발동을 지켜보자니 굉장히 불쾌해서 빨리 손절하긴 했습니다. 정확히는 원래도 제가 고프였던것 같은데 여기서 제가 프레임을 좀더 높여버리니 이전처럼 다시 나가떨어지긴 했죠.
또 아주 잠깐 리바라고 하기에도 못미치는 상대와 썸과 사귐의 중간에 있기도 했습니다. 첨에는 확실히 전남친 생각이 덜 나던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눈에 덜 차는 상대니 전 남자친구가 갑자기 더 미친듯이 생각나더군요. 갑자기 다시 그 그리움의 강도와 빈도가 커지고 잦아지는 것 같아 겁이 났었는데 그 사람을 정리하고 나니까 거짓말처럼 바로 다시 평화가 오고 안정을 찾았어요.
아무튼 이렇게 잘 지내다 시기가 왔고 이걸 할 것인가, 또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난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에 강박증 환자처럼 고민하다 손쌤께 2번째 에프터 메일을 보냈어요. (진짜 이때 엄청나게 미친듯이 바쁜 시기었는데 언제 고민하고 언제 에프터를 썼는지 신기할 정도)
재회가 간절할때는 지침대로 따르리라!!!가 강했는데 유의미한 상황도 없지, 또 중요한게 저의 내프가 많이 올라와서 재회 의지가 약해지니까 그냥 나도 이제는 한번만 만나서 얼굴만 보고 얘기하고 끝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고 내가 자꾸 이렇게 상담을 신청하고 돈을 쓰고 해서 이젠 깨끗이 잊어야 할 정도인데 내가 희망고문 때문에 보상심리 때문에 이사람을 내려놓지 못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그래서 큰 틀에서는 벗어났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조금 상담사님이 보시기에는 아쉬워하실 완전하지 못한 가능성제시를 했습니다. (이부분은 상담사님께 마지막 에프터로 보내서 아직 제가 얼마나 크게 벗어났는지 답장을 보고 판단하려구요)
한번 삐끗해서 어제 제대로 했어요. 중간에 삐끗한 가능성제시에서 상대의 반응이 긍정적인듯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사람이 미련이 많이 없어졌구나 후련해보인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다시 카톡으로 제대로 하니, 최근에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고 여기서 정리했음 좋겠다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너도 그때 나랑 헤어지고 바로 좋은 사람 만났다고 하지 않았냐고.
그쵸. 리바일수도 있죠. 하지만 헤어진지 6개월이 다되어가고 이사람이 누군갈 만난다면 허투루 만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저의 이 생각이 틀린 생각일 수도 있겟죠. 하서영쌤도 이 남자가 그럴 확률이 높진 않지만 설령 다른 여자가 생긴다하더라도 감당할 멘탈이 안되므로 저보다 등급이 높은 여자를 만나기가 어려울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긴 했었지만 저는 또 그 얘길 듣고 2번 이별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집에 급히 와서 정말 구슬프게 울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번 눈물을 쏟아내고 (전 참지말고 쏟아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컵닭을 냠냠 먹으면서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면서 상담사님께 마지막 에프터 메일을 썼어요. 아마 그때는 조금 덜 진정된 상태였던 것 같은데. 에프터 메일 쓰고나면서 조금 진정되고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 그 내적 평화에 쐐기를 박고자 후기를 쓰는 것일지도 모르겟네요.
2차 지침을 보내면서, 이사람이랑 다시 얼굴을 보게 됐을때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미리 생각해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사람이 그 사이에 누군가 좀 만나봤음 좋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만나보지 않으면 저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소개팅에서 별로인 사람들만 나오거나 애매한 리바를 만나서 아 역시 이 사람만 한 사람이 없구나를 느끼길 바랐고 만나서도 누구 좀 만나보지 그랬냐 라는 말을 던져야지. 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 막상 누군가 생겼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잠시나마 무너진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그리고 오히려 아 이사람을 이제 잊기 편하려나 잘된 일인가 라는 생각도 들긴합니다. 이사람이 누군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빈자리를 느끼고 절 만나고 이 과정이 지금보다 더 장기전으로 간다는 사실이 저에겐 조금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대체자.. 많은 분들이 상대의 리바(혹은 대체자)가 있는 경우에도 재회에 성공하는 경우도 계시는 걸로 압니다. 하지만 또 많은 분들이 상대의 리바가 생긴걸 보며 힘들어하다 점점 내프가 오르고 본인도 리바든 대체자든 호감가는 사람이 생기고 난 후 상대가 그제서야 다시 연락을 해올때 재회 포기를 하기도 하더라구요.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저의 전 남자친구도 그럴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남자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높아진 저의 프레임이 내색은 안했지만 힘들어했을수도 있겟죠. 하지만 제가 이사람을 과소평가했을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이사람도 내프가 올라왔을것이고 대체자를 구하려는 노력을 했을 것이고, 대체자를 구했을때 제가 연락이 오자 절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죠.
잘 풀리는 사람들은 정말 의도하지 않아도 이런 고민하지 않아도 또 상담사님들의 약간의 도움으로도 술술 잘 풀리기도 하는 걸 많이 봐왔어요. 그렇게 완벽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이렇게 타이밍도 안맞고, 마음고생하면서 이 사람을 만날 가치가 있을까 저도 그런 생각이 점점 드네요. 나를 그정도까지 좋아하진 않았었나봐 하는 나쁜 마음도 다시 고개를 내밀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것 가장 마음이 아프고 프레임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또 사람에 따라서는 그사람을 다른 경우보다 내려놓기가 편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또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여기까지 상담을 진행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아트라상이 재회를 해줄 수도 있는 곳이지만(사실 전 유의미한 그 어떤 걸 느껴보질 못해서 아직은 그렇다고 후기들을 보고 추정할 뿐이지만)
사람들이 잘 이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재회에 대한 생각을 놓으면 재회가 된다는 것도, 내적프레임이 성장한다는 것도, 또 잠깐 이별로 무너진 사람들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다시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들도. 모두 매력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지표이고 재회가 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면서 가장 성숙하게 이별하고 다른 사람을 만날 준비도 된 상태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재회 포기 후기들도 많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저는 저의 연애사, 제 일상에서 힘든일이 생기면 좀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고 항상 제3의 눈으로 객관화하면서 뭘 잘못했고 뭘 고쳐야하고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정말 제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봐도 그 사람 입장에서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생각의 플로우로 저런 생각과 행동들이 나오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해하려는 습관을 가진 편이에요. 그런 성격 자체여서 그런건지 상담을 진행하면서 들은 말들 (하서영쌤 정말 감사해요), 아 맞아 내가 그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상한선이야, 그치 이 남자 입장에서는 날 만난게 사실 복권 잡은거지 그럼그럼 하면서도 동시에도 절 위로해주시려는거구나 했었죠.
물론 저 스스로도 전남자친구가 저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뭐 세상에는 좋은 분들이 많긴 하겠지만 제 주변을 둘러봐도 남자친구나 남편과의 관계에 있어서 정말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손에 꼽더라구요. 저도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하서영쌤이 처음 상담 시작하시면서 저보고 객관적으로 봤을때 현명하고 판단능력이 좋다고 말씀해주셨으니 나르시시즘은 아니겠죠? ㅎㅎ 아트라상을 겪으면서 한층 더 현명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그 사람이 저처럼 이렇게 모든면에서 적절하게 다 갖춘 사람을 만난다는게 어떤건지 뼈저리게 느끼길 바랐는데 지금 사람이 제대로 된 대체자일지라도 꼭 후회하는 순간이 오길 바라요.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 가능성 제시를 할 때에도 이제는 다시 잘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아예 없진 않았겠지만 그것보다도 한번 더 웃으면서 만나서 마무리를 짓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것 같아요. 이사람과 헤어질때즈음 제 모습을 돌이켜보면 몸도 아팠고 살도 인생 역대급으로 쪘었고 직장에서 문제도 있어서 제대로 꾸미고 만나지도, 제대로된 데이트를 하지도 못했고, 서로가 너무 상황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이었어서 그 못난 모습들이 마지막인게 너무 싫더라구요. 이런 여러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오히려 이 사람을 놓아주는 것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한번 정도는 만나서 저의 정말 더 예뻐진 괜찮은 모습도 보여주고, 웃으면서 옛날 얘기도 하고 그땐 다 참았지만 너 이런건 참 별로였단 말도 하고 그런 시간을 갖고 싶긴 했어요. 너가 이렇게 매력적인 나를 보고서도 날 안만나고 버틸수 있겠어? 라는 마음도 내심 조금 있긴 했겠죠.
새로운 사람이 생겼단 그의 말에 무너졌다 울었다 다시 차분해지면서 오히려 이젠 진짜로 놓아줘야 하나보다 라는 마음이 생기는 날입니다. 그 다음은 상담사님의 에프터 메일 답장과 또 바뀔수 있는 제 감정의 흐름을 지켜보고 제가 선택할 몫이겠죠. 그래도 아직은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고 싶진 않네요. 한번은 저에게 매달리는걸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해요.
여기에 찾아오는 마음이 아픈 수많은 분들, 저 글귀 보면서 많이 위로가 되길 바라고. 재회 후기가 아니긴 해도 저의 변화하는 심리상태를 보고 남자분도 여자분도 어느정도는 도움이 되셨음합니다.
상담사님이 방향을 제시하고, 길을 알려주시지만 선택은 나의 몫이고 그 책임도 온전히 나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회복탄력성이 정말 존재하고, 사람에게 참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 역시 몇년전 인생에서 사실 겪지 않는게 가장 좋겠다 싶을 정도로 가장 밑바닥을 찍었던 적이 있었고(가족/잠수이별/반려동물/당시엔 수험생이라 시험까지 관련하여) 이대로 살고 싶지 않다란 생각까지 이어진 적이 있었는데, 다 어떻게든 극복해 나갈 수 있고 그것이 마음의 근력을 강화시켜서 그 다음부턴 고통에 잠식되지 않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는 그런 순간이 오지 않았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지금일 수도 있을텐데, 그 고통에 잠식되지 않게 최소 발장구라도 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럴 때일수록 나의 가치를 잊지 마셨음 합니다. 힘든 시기가 지나가면 정말 거짓말처럼 좋은 날이 오긴 하더라구요. 그 믿음이 사람을 다시 서게 하는 것 같습니다.
두분의 상담사님, 다시 뵙게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서영쌤, 정성어린 에프터 메일에 두번 감동했었습니다.
쌤의 따뜻한 마음 절 걱정해주는 마음이 전해져서 에프터메일을 보면서도 많이 위로도 되고, 그리고 에프터 메일로도 많은 걸 깨닫고 배웠어요.
헤어진지 일주일도 안되어 첫 상담으로 만났을때도 그리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이 속상할텐데 이렇게 담담하게 얘기를 하고 있냐라고 말해주셨을때 솔직히 쫌 코끝이 찡하긴 했어요. 집에서 숨죽여 울고 밖에 나가서 헤어진 사람 맞냐, 그사람을 좋아한건 맞냐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아닌척 웃고 다니고, 음악 들으면서 매일 한강을 뛰고 걷다가도 또 어느 순간에 갑자기 눈물이 주륵 흐르던 저였었는데 저는 또 이번 기회에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갑니다.
그리고 손수현 상담사님, 처음에 넘 냉철하신 느낌이었는데 녹음파일을 다시 들어보니 상담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뭔가 알면서도 확인 받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자꾸 저는 이런거 잘 모르겠는데 이런건 어떤건가요? 류의 질문들을 많이 해서 귀찮으셧을수도 있는데 감사합니다.
그리고 2번째 에프터 메일에서 제가 여태 할만큼 했다 라는 말씀을 하셨을때 서글프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감사합니다.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